◆비 그치기를 기원하며
[앵커]
요즘처럼 물난리가 났을 때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요.
조선시대의 '기청제' 재현 현장을 이미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 네 번의 절을 합니다.
왕을 대신하는 '헌관'이 나와 향을 올리고, 비와 구름을 관장하는 동서남북의 '산천신'에게 술을 바칩니다.
[현장음]
"신령님이시여, 바라건대 보호하시어 응당히 때에 맞추어 비를 그치고 비를 내려주며 때에 맞추어 조화로운 바람을 불게 하시어…"
다 읽은 축문은 경건한 바람을 담아 태워 신에게 바칩니다.
계속되는 비와 물난리에 속이 타는 시민들도 의식에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어른들을 따라 넙죽넙죽 절을 하는 아이들도 마음만큼은 누구 못지않습니다.
"서울에 폭우 때문에 사람이 많이 죽어서 슬퍼하면서 산천님께 폭우가 이제 오지 않기를 빌었어요."
조 선시대 물난리가 났을 때 왕이 비가 그치기를 기원하며 지냈던 의식인 '기청제'입니다.
'삼국사기'에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랜 기청제는 농경시대에 기우제만큼이나 중요한 세시의식이었습니다.
[인터뷰: 천진기 / 국립민속박물관 관장]
"긴 장마가 끝나고 비가 그쳤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예를 올렸고, 저희 박물관을 찾는 많은 관람객들한테 전통문화 다양한 모습 가운데 이런 기청제의 풍속도 있구나 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을 했습니다."
[스 탠드 업]
많은 사람들의 기원을 담은 기청제가 수해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맑은 날을 불러오기를 기원해봅니다.
채 널A 뉴스 이미지입니다.
[촬영기자 / 임광희 영상편집 / 한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