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對EU 車수출 작년보다 84% 늘었다
자동차는 예상대로 한-EU FTA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대EU 자동차 수출은 4억51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 84% 늘었다. BMW, 벤츠 등 유럽산 자동차의 판매 공세로 수입도 3억4800만 달러로 53% 증가했다.
와인, 돼지고기 등도 FTA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 품목이다. 프랑스 와인 노블메도크가 2009년산 기준 6월 1만9900원에서 7월 1만6900원으로 15.1% 값이 내렸고 이탈리아 와인 간치아모스카토는 2만59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13.1% 인하됐다. 이마트에서 국산 냉장삼겹살(100g 기준)이 4월 1680원→7월 2280원으로 오르는 사이 벨기에산 냉동삼겹살은 1180원→800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내려갔다.
FTA를 활용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한국무역협회 종합무역컨설팅지원단에 업체들이 요청한 FTA 컨설팅은 올 1월 69건에서 7월 166건으로 크게 늘었다. 새 수출지역 개척과 관련한 FTA 효과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황문연 무역협정지원단장은 “재고품 소진, 통관절차 소요기간, 수출계약을 감안할 때 당장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2, 3개월 뒤부터는 가격인하 품목이 확대되고 내년부터는 교역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FTA 수출입 활용률은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FTA가 3.5%, 한-인도 포괄적경제협력협정(CEPA)이 17.7%에 불과하다. 한-EU FTA는 58.6%로 일단 출발이 좋지만 앞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다.
7년 전 발효된 한-칠레 FTA는 FTA 활용의 모범사례다. FTA 수출입 활용률이 90%에 이르고 대칠레 수출은 2003년 5억1718만 달러에서 2010년 29억4705만 달러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칠레 수입시장에서 한국제품 점유율은 2003년 2.98%에서 지난해 6.41%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