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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연쇄 테러]“무슬림 유럽정복 막으려한 것… 정부, 국민 실망시킨 대가치러”

입력 | 2011-07-26 03:00:00

■ 브레이비크 첫 법정 진술




“이번 테러와 관련된 2개의 조직이 더 존재한다. 학살 사실은 인정하지만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5일 오후 사건 발생 뒤 처음으로 법정에 선 노르웨이 학살극의 범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2)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심리에서 “나의 행동은 무슬림의 정복으로부터 유럽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집권 노동당이 국가와 국민을 실망시킨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리는 35분 만에 끝났다. 브레이비크의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노르웨이 TV2방송은 그간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모습과 달리 금발을 거의 밀어버린 듯한 대머리에 가까운 그의 모습을 흐릿한 화면으로 내보냈다. 당초 브레이비크는 자신의 반이슬람주의 ‘철학’을 공개하겠다며 법정 공개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그의 모습과 발언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것은 그가 노리는 선전선동에 넘어가는 것이라는 수사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날 재판부는 “범죄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피고는 8월 22일까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채 구금되며 다음 공판은 9월 20일 이전에 열릴 것”이라고 판결했다. 보통 강력범죄의 경우 4주 구금이 허용되었다. 혐의가 전부 인정되면 21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재판부는 브레이비크가 언급한 ‘2개의 테러 조직’ 존재 여부와 사건 관련성을 엄밀히 조사할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심리에 앞서 브레이비크는 “재판정에서 템플기사단의 제복을 입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브레이비크는 테러 직전 작성한 문건에서 “2002년 4월 영국 런던에서 비밀결사인 템플기사단이 모였고 나를 포함해 유럽 8개국을 대표하는 기사단원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레이비크가 탄 검은색 벤츠 SUV가 법원으로 다가오자 수백 명의 시민들은 야유와 함께 “살인자” “이 나라는 너의 것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차량은 법원 후문을 통해 지하로 곧바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우퇴위아 섬 학살로 친구들을 잃은 한 이슬람계 남자가 차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오슬로=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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