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란 이유로 차별… ‘유리 천장’시대 끝내자”
이사회의 여성할당제는 신입사원단계에서 여성 몫을 정하는 채용할당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회사 중역에까지 여성 몫을 규정함으로써 유리천장을 없애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유럽에선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 “여성임원 뽑겠다” 속속 동참
루이뷔통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 LVMH그룹은 12일 “2020년까지 이사회 여성 비중을 4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LVMH그룹은 이미 그룹 전체 중견간부의 61%, 지난해 승진한 직원의 73%가 여성일 정도로 ‘우먼 파워’가 센 곳이다. 그럼에도 최고 간부직인 이사회에까지 여성 비율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회사 샹탈 감펠레 인사 담당 부사장은 “다양성은 우리 그룹의 DNA다. 여성은 그룹의 모든 조직에서 자기 몫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서약은 모든 부문에서 최고를 추구한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 노르웨이 등은 법안으로 강제
직장 내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은 예전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노르웨이는 200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이사 비율을 40%로 강제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지난해 현재 이 나라의 여성 임원 비율은 38%로 독보적인 1등이다. 프랑스도 2014년까지 여성이사 비율을 20%로 할당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도 비슷한 법률을 시행 또는 논의 중이다. 아직 할당제에 대한 논의가 없는 미국은 일부 뜻있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기업 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를 앉히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정도다. 한국에선 전체 직원과 관리자급 모두 여성 고용비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지만 권장 사항에 그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