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인 선수들로 이뤄진 상무 축구단을 프로축구 K리그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상주 상무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축구계 일각에선 많은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상무를 더 이상 K리그에서 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선수 관리가 안돼 비리의 온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시즌 후반기만 되면 주전 선수들의 제대 날짜가 겹쳐 경기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시즌 초반에는 강팀의 면모를 보이다가도 후반에는 약팀으로 전락해 다른 팀들의 승점만 올려준다는 것이다. 상무와의 경기 일정이 언제 잡히느냐에 따라 상대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상무가 리그 운영에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상무를 K리그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은 승부조작과 관계없이 일부 구단에서 평소에도 거론해왔던 내용이다. 그러나 승강제 실시를 앞두고 팀이 부족한 데다 선수들의 병역문제도 걸려 있어 상무 퇴출론은 힘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무 퇴출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상주시는 2012년까지 상무와 연고지 계약을 맺었다. 상무팀 운영과 지원을 위해 이미 60억 원을 넘게 쓴 걸로 알려졌다. 각종 광고 계약 문제도 있어 K리그에서 퇴출될 경우 줄 소송이 예상된다. 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상무를 하부 리그에서 뛰게 할 경우 우수 선수들의 경기력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방부는 "상무를 K리그에 출전시키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는 있다. 승부조작과 관련한 여러 대책 중 하나로 고려하겠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단 군검찰의 수사 내용을 보고 더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무의 K리그 퇴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상주는 "이수철 감독이 선수 부모를 협박해 돈을 뜯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선수 부모가 인사차 놓고 간 돈을 제 때 돌려주지 못했을 뿐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