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벤트·꽃밭 조성·입주체험 즐기는 공간으로 대변신‘본보기집 마케팅’ 뜨겁다
지난해 12월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서 분양한 ‘계양 센트레빌’도 본보기집 밖에 꽃밭을 조성하고 본보기집에 들러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하는 등 ‘본보기집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 단지는 5월 말 이미 분양이 마무리돼 본보기집을 더 이상 운영할 필요가 없는데도 7, 8월 중 분양 예정인 2차 물량 공급을 앞두고 이 같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분양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의 본보기집 운영 방식이 변화고 있다. 과거 청약 접수 1, 2주 전 문을 열고 계약 후 한 두 달간 인력과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단타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청약 1∼3개월 전부터 일찍이 문을 열고 분양이 마무리된 이후까지 문을 닫지 않는 등 ‘장기전’을 벌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고 또 보고’… 자꾸 봐야 정 든다
①대구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는 본보기집 인근에 유채꽃밭을 조성해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②입주 체험 이벤트를 진행 중인 ‘동백 아펠바움 2차’ ③개장 시간을 3시간 늘린 경기도 파주 ‘한라비발디 플러스’ ④본보기집 인근에 꽃밭을 가꾼 인천 ‘계양 센트레빌’
포스코건설은 6월 초부터 본격 분양에 나선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더샵 2차’에서 본보기집을 통한 ‘사전(pre) 마케팅’을 진행했다. 본보기집 인근에 지난해 11월부터 1만3000m² 규모의 유채꽃밭을 조성한 뒤 지역의 명소가 되게 해 자연스럽게 본보기집으로도 발길을 닿게 하려는 전략이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등산로 입구에 본보기집이 있다는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아이스크림 증정 코너를 마련하기도 했다. 등산객들이 더위를 식히러 왔다가 새 아파트도 구경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이 단지는 분양 1주일 만에 87% 이상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화성산업 역시 대구 ‘범어숲 화성파크드림 S’ 본보기집에서 ‘시원하게 냉방된 공간에서 음료도 마시고 경품을 주는 이벤트에도 참여하라’며 홍보하고 나섰다.
본보기집이 아닌 실제 지어진 집에서 입주체험 행사를 하면서 살게 될 집에 ‘애착’을 심어주는 마케팅을 펼치는 사례도 있다. SK건설은 용인시 동백 택지지구 내에서 2009년 입주를 시작한 타운하우스 ‘동백 아펠바움 2차’의 일부 잔여 물량에 대해 실제로 1박 2일을 보내면서 집을 체험하게 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용석 동백 아펠바움 사업단장은 “직접 집을 겪어보고 난 뒤 애착을 느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고가 경품 대신 생필품으로
고가(高價) 경품을 내거는 ‘깜짝’ 이벤트도 줄어들고 있다. 가격이 분양 성적의 핵심 요소가 된 불황기에 고가의 경품은 고분양가로 이어진다는 소비자 인식 때문이다. 그 대신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생필품 중심의 경품을 마련하고 이벤트도 과거처럼 청약이나 계약 초기뿐 아니라 매 주말 상시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도 용인시 중동에서 운영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본보기집에서는 2월 구제역이 이슈가 됐을 때는 2주간 돼지고기와 한우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3월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에는 3주간 유사시 필요한 비상식량과 마스크, 구급약 등을 나눠주는 ‘재난구호물품’ 이벤트를 실시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분양 시장 침체로 단지마다 분양 기간이 길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오랫동안 실수요자들에게 노출되게 하려는 각 회사의 노력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