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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 난사 4명 사망]“내 아들이 죽다니… 얼굴 좀 보자”

입력 | 2011-07-05 03:00:00

유족들 수도병원 도착 통곡
“나 때문에 해병 지원했는데…” 사촌형 개그맨 임혁필 눈물




개그맨 임혁필. 동아일보DB

“우리 아들이 죽었다고 하네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박치현 상병(21)의 어머니는 오열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4일 오후 4시 45분경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박 상병의 가족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수도병원)에 도착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박 상병의 아버지는 넋이 나간 듯 창백한 얼굴이었다. 어머니는 승용차에서 내려 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 수도병원 현판을 보고서야 아들의 죽음이 실감난 듯 “정말 내 아들이 죽었구나”를 되뇌며 친지의 부축을 받고 병원에 들어섰다. 특히 박 상병은 사고 당시 생존했다가 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 중 숨진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승렬 상병(21), 이승훈 하사(26), 권승혁 일병(21) 등 다른 사망자 유족들도 속속 병원에 도착했다. 이 상병의 이모라고 밝힌 임모 씨는 “승렬이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상병의 고종사촌 형인 개그맨 임혁필 씨(39)는 병원에서 “동생은 경호원 꿈을 이루기 위해 입대 전에 나한테 많이 물어봐서 멋진 곳이라고 말해줬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이라며 “지난달 가족들이 면회를 갈 때 함께 못 간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도병원에 도착한 장병들의 부모는 강화도 사고 현장을 찾았다. 병원에는 친인척들이 남아 해병대 측과 장례식 절차를 논의 중이다.

한편 부상한 권혁 이병(20)은 병동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이병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수도병원 측은 밝혔다. 또 가해자로 알려진 김모 상병(19)은 오후 5시 반경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됐다가 6시 10분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졌다. 군 관계자는 “김 상병이 수류탄 파편은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출입자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한편 취재진의 출입은 통제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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