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마렵네… 화장실 옆이 내 자리였으면…
《“버스를 타는 것이 두렵다” “장기간 여행을 하고 싶다” “기차나 비행기를 타면 화장실 가까운 곳에 앉아야 마음이 편해진다”…. 과민성 방광을 가진 환자들이 평소 토로하는 내용이다. 과민성 방광이란 소변이 방광에 차는 동안 비정상적으로 방광이 수축하는 것.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기 어렵고 소변을 자주 본다. 흔히 여성 질환으로 알려진 과민성 방광은 여성(14%) 못지않게 성인 남성도 10명 중 1명 정도로 많이 걸린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많아지는데 40대 남성의 유병률이 12.9%인 반면 60대 이상에선 23.7%로 2배나 높다.》
○ 세균성 염증과 구별해야
전립샘 비대증에 걸린 남성도 과민성 방광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난다. 전립샘 비대증에 걸리면 보통 소변이 끊기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절박뇨와 빈뇨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전립샘 비대증은 ‘소변을 보는 게 힘든’ 질환인 반면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참기 힘든’ 질환이다. 고령 환자일수록 과민성 방광과 전립샘 비대증을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질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소변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과민성 방광을 방광염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광염은 세균에 의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배뇨통(오줌 눌 때의 통증)과 혈뇨인데 대개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고, 절박뇨나 야간 빈뇨도 동반된다.
케겔(Kegel) 운동법 똑바로 바닥에 누워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숨을 들이마신 후 엉덩이를 서서히 들면서 골반근육을 5초간 조인다. 이어서 어깨, 등, 엉덩이 순서로 바닥에 내리면서 힘을 뺀다.
과민성 방광을 치료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것이 약물치료다. 과민성 방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방광의 근육 수축을 억제시키는 항무스카린제가 대표적이다. 페소테로딘, 솔리페나신, 프로피베린, 톨터로딘 성분의 약물도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 쓰인다. 하지만 약물 복용 환자 중 60%는 복용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복용기간이 6개월 지나면 환자 70%가 인위적으로 약물 복용을 끊어버렸다.
○ 물-사과-포도 먹으면 좋아
과민성 방광 환자는 이뇨 효과가 많아야 치료가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이뇨작용이 있는 옥수수 수염차 등을 자주 마신다. 하지만 옥수수 수염차를 마시면 소변량은 많아지지만 소변 횟수가 더 늘어나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과민성 방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대개 오후 6시 이전까지는 신체 활동에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이후에는 카페인이나 과일 섭취 등을 줄인다. 과민성 방광에 이로운 음식은 물, 사과, 포도 등이다. 녹차, 커피 등 카페인 함유 음료나 탄산음료, 알코올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은 방광 근육을 자극하고, 방광 수축과 절박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애연가의 잦은 기침은 요실금을 유발한다. 과민성 방광 예방 및 증상 개선을 위해 금연은 필수다.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 살이 찌면 방광이 받는 압력도 높아진다. 과체중 환자들은 체중 감량을 하면 방광 압력이 낮아져 과민성 방광의 증상과 복압성 요실금이 개선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