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달과 페데러야?” 2011년의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의 결승자가 확정됐을 때 많은 테니스 팬들이 한 말이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테니스계를 양분해 왔다. 페데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나달은 2005년 프랑스 오픈에서 처음 우승했다. 나달의 첫 우승부터 올해 프랑스 오픈까지 총 25번의 메이저 대회가 열렸다. 둘은 이 중 무려 22회의 우승(페데러 12회, 나달 10회)을 나눠 가졌다. 지난 5, 6년 동안 다른 선수들은 우승은커녕 결승에 제대로 오르지도 못했다.
20대 후반이 된 페데러의 기량이 서서히 하락하면서 두 사람의 대결 구도는 한풀 꺾이는 듯했다. 그러나 페데러는 올해 41연승을 구가하며 화제를 모은 세계 2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준결승에서 꺾고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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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어 ‘파라고네(paragone)’는 비교(comparison)를 의미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세력가들은 두 명의 예술가를 모아놓고 그 자리에서 작품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일을 즐겼다. 서로가 어떻게 작업하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 경쟁을 유도한 셈이다. 파라고네를 통해 두 명의 라이벌은 서로의 성과를 축하하고 인정했다.
국민 MC로 꼽히는 유재석과 강호동 역시 2000년대 중반부터 2강(强)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공중파의 주요 예능프로그램을 두 사람이 독식한 지 꽤 오래됐지만 2인자 그룹에 속하는 MC 중 누구도 둘과 대적하지 못했다. 나달과 페데러처럼 두 사람의 캐릭터도 상반된다. 유재석의 코드가 덕장, 배려, 경청이라면 강호동의 코드는 맹장, 유머, 투박이다. 둘이 워낙 명확한 대립각을 형성하다 보니 시청자들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데 익숙하다. 새로운 MC가 나와도 둘 중 하나의 ‘미투(me too)’ 상품으로만 여길 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코카콜라는 1886년, 펩시콜라는 1898년 설립됐다. 100여 년 동안 수많은 음료업체가 등장했지만 둘의 아성을 깨지 못했다. 강력한 라이벌 구도로 두 회사의 마케팅 비용 지출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 대신 100년 동안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둘 외의 다른 콜라 업체는 살아남지 못했다. 성별, 인종, 지역을 막론하고 모든 소비자가 ‘콜라는 코크(Coke) 아니면 펩시(Pepsi)’라는 대결 구도에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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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민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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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함이 창의력 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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