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룡 베이징 특원
TV와 라디오, 신문 등 각종 언론 매체도 창당 축하의 ‘붉은 열기’에 도취되어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종합 채널인 1채널은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1시간 동안 당의 90년 발자취를 연대기별로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기치(旗幟)를 내보낸다. 9시부터는 1921년 창당까지의 역정을 그린 ‘홍색 드라마’ 천지개벽(天地開闢)이 이어진다. 각급 학교는 물론이고 직장과 아파트 주민단체에서도 홍가(紅歌·혁명가요) 부르기 경연이나 창당 기념 문화활동을 개최하고 있다. 전국 각지의 혁명 유적지는 ‘붉은 여행’객들로 넘쳐난다.
지난해 말 현재 당원 8026만 명으로 세계 최대의 정당인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은 축제 분위기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상하이(上海) 화둥(華東)정법대의 장쉐중 교수는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르크스 이론은 도그마”라며 폐기를 주장했다.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중국 헌법의 기본 이념으로 적시되어 있고, 공산당의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는 12차례나 언급되어 있다. 장 교수는 해고되지는 않았지만 강의가 주어지지 않아 스스로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일 홍콩에선 범민주파 정치인과 시민 등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른바 신마오주의자 4만여 명이 마오쩌둥(毛澤東)을 비판해 온 지식인 2명에 대한 기소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했다.
구자룡 베이징 특원
구자룡 베이징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