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만 배럴, 세계로 실어나른다
SK 울산콤플렉스에서 정제된 기름을 선적한 뒤 출항하는 유조선. 세계 곳곳에서 매달 30∼35척의 유조선이 이곳을 찾아 한국산 석유제품을 실어간다. SK그룹 제공
지름 100m, 높이 27m에 이르는 거대한 탱크와 은색 파이프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자리 잡은 울산콤플렉스에서는 3000여 명이 4조 3교대로 근무하지만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자동화 설비를 잘 갖췄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 넓이인 826만 m²(약 250만 평)에 원유저장시설, 정유공장, 중질유분해공장, 나프타분해공장, 액화석유가스(LPG) 지하암반 저장시설, 송유관, 전용 부두가 함께 있다.
원유저장시설에는 총 20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34개 탱크가 있다. 전 국민이 1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원유를 5개 정유공장에서 정제하면 끓는점에 따라 LPG, 나프타(석유화학 원료), 휘발유, 아스팔트, 벙커C유 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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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석유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이룬 지 올해로 21년째다. 1991년 6월 SK는 울산에 제2 에틸렌 생산시설 등 9개 공장을 한꺼번에 준공해 정유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당시 SK 석유화학 사업은 4조 원대 매출에 1조 원대 수출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45조8669억 원 매출에 27조7208억 원 수출을 해 수출 비중이 60%를 넘었다. SK 측은 “수직계열화는 내수 시장에서는 ‘완성’을 의미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작’일 뿐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판단에 따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자원개발과 수출기업으로 대변되는 SK를 ‘녹색성장 리더’로 만들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 최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도 제2의 수직계열화를 준비하고 있다. 가스전 탐사, 생산 및 액화, 트레이딩, 발전, 공급 등 전 과정을 사업화하는 것이다.
울산=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