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0년 6월,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세상에 나온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가 반전의 주역이었다. 소비자들은 궁금해했다. ‘아이폰과 견줄 만한가.’ 전문가들이 먼저 답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의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 월트 모스버그는 “갤럭시S는 아이폰의 경쟁자가 될 만하다”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궁합이 잘 맞고, 슈퍼아몰레드 화면이 인상적”이라고 썼다. 반신반의하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해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솟구쳤다. 지난해 1분기(1∼3월)에 4.8%에서 갤럭시S가 나온 직후 3분기(7∼9월)에는 9.3%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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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결정 ‘속도’가 승부 갈랐다
갤럭시S
삼성이 1년 만에 스마트폰 리더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속도’라고 분석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남보다 빠르게 구글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자체 OS인 ‘바다’를 주력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의 경쟁자는 애플과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까지 포함한 거대한 ‘애플 생태계’였다. 그만한 생태계에 대항하려면 구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바다폰은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반면 노키아는 자체 OS ‘심비안’에 집착하며 1년 이상 시간을 끌다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플랫폼 경쟁에서는 애플과 구글에 뒤처졌지만 노키아와 달리 빠른 의사결정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기타’ 스마트폰의 거센 도전
삼성에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독’이 될 거라는 지적도 있다. 공짜 OS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 언제 어디서 강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저가를 무기로 하는 아시아의 ‘무명’ 제조사들이 급성장해 세계 모바일 기기 점유율에서 최근 ‘기타(others) 제조사’가 2009년 16.5%에서 2010년 30.6%로 늘었다. 이채기 가트너 이사는 “브랜드 없이 초저가로 파는 중국의 ‘화이트박스’ 제품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노무라금융투자도 “안드로이드가 삼성을 도왔듯, 아시아의 무명 회사들의 이름을 날리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