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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남 산청우체국의 ‘사랑 배달부’

입력 | 2011-06-08 03:00:00

“정구식-박기환 집배원이 10년간 생활비-생필품 지원”
반신마비 김성용 씨 감사 글




10년 선행의 주인공 경남 산청우체국 소속 정구식(왼쪽), 박기환 집배원. 부산지방우정청 제공

‘저는 경남 산청에 살고 있는 김성용(57)입니다. 1999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반신마비로 모든 삶이 막막했고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10년 동안 정구식 님은 한번도 빠짐없이 매달 생활비를 지원해주셨고, 박기환 님은 명절 때 생활비 및 생필품 도움을 주셨습니다. 두 분 덕분에 두 자녀가 희망찬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가슴 뭉클한 사연이 올라왔다. 10년 동안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 집배원들 이야기다. 주인공은 경남 산청우체국에 근무하는 정구식(52), 박기환 집배원(54).

정 씨는 1999년 배달 지역인 경남 산청군 차황면에 사는 김 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고 자녀 2명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2급장애인인 김 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지정됐다. 정 씨는 이때부터 매월 봉급날마다 5만 원을 후원했다. 그의 따뜻한 마음은 2009년까지 계속됐다. 이후 정 씨의 도움은 무의탁 어린이 3명이 살고 있는 산청군 금서면 왕림사로 이어졌다.

2005년부터는 배달 지역인 산청군 차황면 신기리 도산 노인요양원에도 매달 2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그는 배달업무 중에도 생필품 구매나 공과금 납부 등 지역민이 부탁하는 일이라면 발품팔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박 씨도 김 씨 자녀들이 힘든 형편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해 우체국에서 받은 선물과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지원했다. 명절이면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낼까 봐 생활비도 보태줬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김 씨 자녀 2명은 대학에 진학했다. 아들은 올해 졸업과 동시에 공기업에 취직해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딸은 재학 중이다.

두 집배원의 선행은 김 씨 자녀들이 우정사업본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정 씨는 우체국에 근무한 지 올해로 28년, 박 씨는 22년이 됐다. 평소 지역 사회에서도 좋은 일을 많이 해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