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 가기 전 묘지 찾아… 뉴스위크 삶의 궤적 보도
보스니아 전쟁 당시 가족과의 단란한 한때를 보내던 믈라디치와 그의 딸 아나. 사진 출처 데일리 메일
보스니아 내전(1992∼1995년)이 한창이던 1994년 아나는 23세의 꽃다운 나이로 자살했다. 아버지가 가장 아끼는 권총을 스스로에게 겨눴다. 아나의 정확한 자살 이유를 두고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아버지의 만행을 다룬 신문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아 자살했다는 설과, 삶과 맞닿아 있는 전쟁에 신물이 나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했다는 설이 엇갈린다. 믈라디치는 딸이 내전 기간에 적들에게 살해됐다는 주장을 펴왔다.
부하들에 따르면 딸이 자살하자 믈라디치는 거의 정신을 잃어버린 사람이 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고 한다. 이듬해 그의 주도로 ‘유럽의 킬링필드’라고 불리는 스레브레니차 대학살이 자행됐다. 인종청소라는 명목 아래 8300명가량의 무슬림 소년과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믈라디치 측근들은 “그는 마치 피에 굶주린 사람 같았다”며 아나의 죽음이 그를 극한으로 몰고 갔다는 해석에 동의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