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 환경 갈라파고스처럼 폐쇄적”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구글코리아 제공
인도 공과대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선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 그동안 국내외 언론보도 속 사진을 통해 낯익은 그와 2일 마주 앉았다. 그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크롬북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구글이 만들어 오던 운영체제(크롬 OS)와 웹브라우저(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해 만든 노트북이다.
“크롬은 ‘모던한 브라우저’를 목표로 설계돼 3S, 즉 스피드(Speed), 단순함(Simplicity), 보안(Security)이 탁월합니다. 구입 후 3분도 안 돼 셋업이 끝나고, 부팅하는 데 8초밖에 안 걸립니다. 기존 PC처럼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게 아니라 모든 작업을 웹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기반이라 ‘갈수록 똑똑해지는’ 컴퓨터입니다.”
구글 ‘크롬북’
구글 측은 이 같은 한국의 상황을 ‘갈라파고스화’(육지로부터 고립돼 고유한 생태계를 이어가는 갈라파고스에 빗대 자국 취향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키다 세계시장에서 고립되는 현상)에 빗댔다. 수능시험 동영상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인터넷 강의가 MS의 IE 전용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갤럭시탭, 애플 iOS를 쓰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에선 이들 강의를 볼 수 없는 이유다.
아일랜드의 웹 분석업체인 스캣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브라우저의 점유율은 MS의 IE가 43.9%, 크롬이 29.3% 등인 데 비해 한국에서는 MS IE가 93%, 크롬이 3.8% 등으로 MS의 지배력이 절대적이다.
피차이 부사장은 “그동안 PC 시장이 침체됐던 건 소프트웨어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구글은 이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성공은 저절로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