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 “잠시 흔들렸을 뿐” 굳은 믿음
박현준은 최근 3경기에서 언터처블의 구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실점은 최소화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바로 그 점을 주목한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에이스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최근 3경기서 컨디션 하향세
“누구나 상·하향 사이클 있는 것
주춤 해도 실점 최소화 고무적”
박현준도 “문제 없다” 자신감“주춤거릴 시기에 오히려 능력을 확인해 기쁘다.”
LG 박종훈 감독은 2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패배가 뼈아픈 듯 입맛을 다셨다. 취재진이 “요즘 분위기로는 박현준 등판하는 날이면 승리를 해야하는 데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왜 안 그렇겠느냐”며 웃었다. 기자들 앞에서 겉으로는 미소를 머금었지만, 그 미소 속에 진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호투를 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높은 점수를 줬다. 박현준은 선발투수로서 풀타임 첫해다. 당연히 주춤거릴 시기가 됐다는 뜻이다. 선발로 한 시즌을 뛰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사이클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가 없는 상태다.
박 감독도 “그래서 이 시점에서 박현준이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비를 딛고 일어설지, 아니면 조금씩 더 떨어져 휴식 등의 조치가 필요할지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일단 지금까지는 최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근 3경기에서 계속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고 평가하면서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운영해나가는 모습에서 능력을 확인했고, 더 큰 능력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박현준은 이에 대해 “좀 피곤하기는 하지만, 투수는 계속 던지는 사람 아니냐”며 “1군은 풀타임 첫해가 맞지만, 어차피 2군에 있을 때도 계속 던져왔다.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이 쓰러지는 순간, 다른 어떤 투수보다 가슴이 철렁했을 것 같다”는 짓궂은 질문에 박 감독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있느냐. 다른 투수가 쓰러져도 가슴은 철렁한다. 이대형이 쓰러졌을 때도 철렁했다”며 웃었다.
잠실|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