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끝내기 안타 천적 SK 잡아“한대화 감독님 주문이 큰 도움돼”
한화 강동우가 24일 SK전 9회말 투아웃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직후 포효하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한화 베테랑 좌타자 강동우(37)가 타석에 섰다. 24일 대전 SK전.
2-2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1·3루였다. 강동우를 상대하기 위해 막 SK 좌완 이승호(20번)가 마운드에 오른 참. 초구는 볼, 2구째는 스트라이크. 그리고 강동우는 볼카운트 1-1에서 날아온 이승호의 높은 직구를 가볍게 밀어쳤다.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타구는 외야 왼쪽으로 쏜살같이 날아갔고, 자리에서 일어서 있던 한화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천금같은 끝내기 안타. 한화의 시즌 세 번째 끝내기 승리이자 올시즌 SK전 일곱 경기 만에 나온 첫 승이었다. 무뚝뚝하고 담담한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인 강동우도 이 순간만큼은 활짝 웃으며 동료들의 축하 세례를 받았다.
강동우는 경기 후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감독님이 부르셔서 ‘이미 투아웃이니 편하게 치라’고 주문하셨다. 그래서 정말 마음 편하게 쳤다”면서 한대화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최근 득점 기회에서 중요한 적시타를 때려낼 때마다 “감독님의 원포인트 레슨이 많은 도움이 됐다.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생긴다”며 공을 돌렸던 그다.
강동우는 또 “선수들이 평소 타격 훈련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에서도 선취 득점을 올리는 등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면서 “최근 팀이 상승세인 건 맞지만 다들 만족하는 건 아니다. 개인별로 부족한 점을 채우려고 끊임없이 애쓰고 있고, 고참 선수들도 팀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잘 따라와 주는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팀 전체를 치켜세웠다. 물론 결코 빈 말은 아니다.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둔 이 날, 대전구장은 경기가 끝난 지 한참이 지나도록 여전히 불이 환했다. 타자들이 나와 변함없이 개인 타격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상승세는 운이 좋아 찾아온 게 아니다.
대전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트위터@beanjjun)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