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조… 최대주주 평가액만 6370억
김영찬 골프존 대표(왼쪽)와 아들 김원일 대표.
○ 매출 0원에서 시총 1조 원으로
20일 상장한 골프존은 시초가가 9만4400원으로 공모가 8만5000원보다 11.06%나 높았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8위로 뛰어오르며 증시 신고식을 마쳤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8900원(9.43%) 떨어진 8만5500원에 마감했다. 시초가를 크게 밑돌긴 했지만 공모가보다는 높아 무난한 첫날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502억 원으로 에스에프에이에 이어 10위에 올랐다.
이날 상장으로 김영찬, 김원일 부자(父子) 공동대표도 새로운 주식 거부로 떠올랐다. 김영찬 대표가 197만6838주(16.09%), 김원일 대표가 547만3710주(44.56%)를 보유해 이날 종가 기준으로 두 사람의 주식평가액은 6370억 원에 이른다. 회사 설립 초기 2년간 김영찬 대표가 쏟아 부은 개인재산 5억 원이 1270배 넘게 불어났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상장기념식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했다. 골프존은 거래소 홍보관에 골프 시뮬레이션 기계를 설치해 김영찬 대표가 직접 시타를 하기도 했다.
○ 향후 전망은 엇갈려
이날 시초가는 높게 형성됐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이 144억 원, 기관투자가들이 41억 원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장중 한때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갔다. 일부에서는 골프존의 향후 주가 움직임을 알리는 지표로 해석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공모가 부담과 성장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향후 전망 역시 신중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엇갈린다. 문현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집중적으로 매물이 나오며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종목이 흔하긴 하지만 골프존은 기관 참여로 공모가 자체가 높게 형성되면서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매출의 81%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인 골프시뮬레이터(GS) 판매가 스크린골프 시장의 포화로 한계에 이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