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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항 주변 화물차 불법주차 몸살

입력 | 2011-05-17 03:00:00


인천지역 도로가 화물차량의 불법 주차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남항 입구의 롯데마트 주변 이면도로가 화물차로 주차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기름값도 올랐는데 이 많은 벌금을 어떻게 냅니까.” “차 안에서 깜박 조는 사이 ‘딱지’를 붙이면 어떡합니까.”

인천시와 관할 구군이 최근 주차위반 단속에 걸린 화물차 운전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과태료는 약 20만 원. 이들은 ‘생계형’ 운전자임을 강조하며 떼를 지어 인천시청과 관할 구군 사무실로 찾아와 업무 마비 사태까지 빚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도로와 골목길이 화물차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화물차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택가 뒷골목까지 파고드는 화물차 불법 주·박차를 막기 힘든 지경. 인천시는 단속 강화와 함께 화물차 단속 대상 완화, 화물주차장 확대 등 ‘당근과 채찍질’을 병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상습적인 불법 주·박차 지대는 수출입 물동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인천항과 남동공단 주변 도로다. 16일 오전 인천내항에서 남항으로 이어지는 도로 2km에는 간선도로는 물론이고 이면도로 차도가 대형 화물차로 점령되다시피 했다.

중구 항동 남항 초입의 롯데마트로 진입하는 이면도로는 특히 심각했다. 화물차들이 왕복 4차로 가운데 2, 3차로에 이중 삼중으로 불법 주차해 차량 운행이 어려울 정도. 이곳에서 모래부두 쪽으로 연결되는 길이 1km 사이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화물차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남항 주변 다른 블록의 도로도 화물차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롯데마트 인근 항운아파트 주민 최향운 씨(43)는 “대형 화물차들이 도로를 막고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단속은 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화물차 2만9235대 가운데 5t 이상 차량은 50% 가까운 1만4508대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화물 전용주차장은 공영 9곳과 민영 5곳 등에 총 3416대분으로 12%가량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지방에서 온 화물차도 인천항 주변에 밤새 머무는 경우가 많아 도로가 화물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인천시는 화물차의 고질적인 불법 주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화물 전용주차장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계양나들목 주변 논밭 2만3000m²를 188대분의 화물주차장으로 조성 중이다. 또 서구 원창동 북항 터 4만2974m²에도 300대분의 화물차 복합휴게소를 만들기로 했다. 두 곳은 내년 하반기에 개장할 예정이다. 중구 신흥동3가 아암물류2단지 내에는 550대분의 ‘남항 화물차복합휴게소’ 건립 사업이 2015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와 별도로 생계형 운전에 대한 지원책으로 차고지 설치의무 면제 대상을 1t 이하에서 1.5t 이하로 완화하는 조례를 9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면제차량에 포함된 소형 화물차 784대가 차고지 증명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게 됐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