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승부 빠르다…이해 안가” 불만“선발진 여유…강등 아닌 예정된 일”열흘 뒤 복귀할 듯…입지 좁아질 수도
오릭스 박찬호. 스포츠동아DB
이승엽에 이어 박찬호마저 12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때 “한국의 제9구단” 소리를 들었던 오릭스는 당분간 ‘일본의 12개 구단 중 하나’일 뿐이다.
박찬호가 11일 소프트뱅크전에 시즌 5번째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4실점으로 4패(1승)째를 당한 다음날 내려진 조치다. 오릭스 오카다 감독은 11일 패전 직후, “승부처에서 너무 승부가 빨랐다. 이해가 안 된다”라고 또다시 불만을 표시했다. 그 다음날 발표된 1군 엔트리 제외 통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
○단기적 조치일 듯
박찬호의 성적이 5경기 32.2이닝 투구에 방어율 4.13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패전이 많지만 첫 3경기는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고, 완투패(8이닝)도 있었다.
오릭스 구단이 “17일 시작되는 교류전은 3연전이 아니라 ‘2경기-1일 휴식’으로 일정이 진행되는 까닭에 선발진에 여유가 생겨서다. 박찬호의 2군행은 예정된 일”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적으로는 무조건 악재
물론 박찬호가 언젠가 복귀야 하겠지만 이번 엔트리 제외는 어떻게 보더라도 호재는 못된다. ‘일단 신임이 꺾였다’는 시그널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릭스는 11일까지 8승16패1무로 퍼시픽리그 꼴찌다. 이런 식이라면 리빌딩 타이밍이 조기에 올 수 있다. 지금처럼 나쁘지 않지만 확 튀지도 않은 성적만으로는 ‘용병’ 박찬호의 입지가 좁아질 위험성이 있다.
둘째, 이번 엔트리 말소는 어떤 식으로 봐도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일본야구 적응이 만만치 않다는 정황증거이기도 하다. 보크나 볼 판정의 애로사항뿐 아니라 오카다 감독의 빈번한 비판 발언에서도 묻어나듯 투구 패턴이나 마운드에서의 자세 등에 걸쳐서 ‘문화충격’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가 일본야구에서 뭘 배우겠나?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돈이 아닌 다른 것을 보고 해외진출을 노린다면 일본 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영준 기자(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