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 돌문화공원에 마을조성10만m² 43동 내달 일반 공개
작은 화산체인 오름 사이로 조선시대 제주의 초가 모습을 재현한 초가마을이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돌문화공원에 만들어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돌담길로 접어들었다. 넓은 길에서 초가 정문까지 이어지는 ‘올레’를 만날 수 있다. 대문은 돌기둥에 길쭉한 나무를 얹어 놓는 ‘정낭’이다. 나무 3개가 얹혀 있으면 주인이 멀리 출타 중이고, 하나가 얹혀 있으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인과의 소통 수단이자 소나 말의 집 안 침입을 막기 위함이다. 지금은 실생활에서 찾아보기 힘든 옛 화장실인 ‘통시’는 물론이고 외양간, 짚가리, 텃밭 등이 옛 모습 그대로 재현됐다.
제주 초가에는 바람을 견뎌내기 위한 건축 기술이 담겨 있다. 육지 초가와 달리 굴뚝이 없다. 세찬 바람에 굴뚝이 성할 날이 없기 때문이다. 부엌 아궁이는 방과 연결되지 않는다. 온돌용 아궁이가 따로 있다. 굴뚝이 없기에 연기가 지붕으로 스며든다. 연기는 잦은 비에 따른 초가의 습기를 효과적으로 없애준다. 초가 뼈대는 나무기둥으로 세운 뒤 굵은 화산석으로 벽을 쌓았다. 육지 토담집과 다른 돌담집이다. 지붕은 띠로 덮었다.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띠 밧줄로 바둑판처럼 촘촘히 얽어 놓았다.
돌문화공원 측은 전통 초가마을을 다음 달 일반에 공개한다. 조선시대 제주 사람들이 직접 썼던 생활도구를 올해 말까지 초가에 배치해 전기, 수도, 통신 등 현대문명과 거리를 둔 ‘과거 회귀’ 체험공간으로 활용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