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품관원) 직원들은 ‘가정의 달’을 맞아 단속 준비에 한창입니다. 웬 단속 준비냐고요? 바로 5월은 값싼 중국산 카네이션이 비싼 국산으로 둔갑해 시장에서 활개 치는 시기이기 때문이죠.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은 연중 카네이션 소비가 가장 많은 달입니다. 이 때문에 화훼업계는 중국산 카네이션을 냉장 상태로 수입해 오는데, 중국산 카네이션은 꽃잎색이 국산보다 어둡고 꽃받침도 시들시들한 특성을 띱니다. 20송이 한 다발의 도매가격이 4000∼5000원 선으로, 국산(7000∼9000원)에 비해 절반 정도죠. 작년 이맘때 이렇게 수입된 중국산 카네이션은 660만 송이에 달합니다.
품관원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카네이션 농가들의 설 곳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특히 올봄에는 반복되는 저온현상에 난방용 기름값까지 올라 농가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원예 전문가들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카네이션 농가의 꽃 수확률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20∼30% 줄어들 것이라고 하네요.
이에 품관원은 4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화훼공판장, 꽃 도매시장, 화원, 통신판매업체 등을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투입되는 감시 인력만도 600명에 달한다고 하네요. 품관원 측은 “국내 화훼농가와 소비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의심스러운 상인을 본 소비자들은 전화(1588-8112)나 인터넷(naqs.go.kr)을 통해 꼭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