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개교 실사… 환경개선 막힌 학교들 “황당”교육청 “예산낭비 막고 온수시설 할 것” 해명
서울시교육청이 교육사업비와 시설사업비 1000억 원을 절감하면서 교육환경 개선 사업비를 125억 원을 줄인 데 이어 135억 원을 다시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상급식(1162억 원) 비용 때문에 다른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또 한번 현실화된 셈이다.
동아일보가 주영길 서울시의원(한나라당)을 통해 28일 입수한 ‘2011년도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의 효율적 운용 추진계획’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시설사업비에 947억 원을 배정키로 했다.
교육환경 개선은 학교의 낡은 화장실, 전기·소방 시설, 외벽 등을 고치는 사업. 처음에는 524개교에 1207억 원을 들일 계획이었다. 지난해(2351억 원)의 절반 수준. 하지만 예산 절감 계획에 따라 125억 원을 줄였다가 최근 4개 분야(화장실 냉난방 바닥 창호) 개선 대상 202개교의 시설을 점검한 뒤 135억 원을 더 삭감하기로 했다. 두 차례에 걸쳐 260억 원이 줄어들면서 32개교(67억 원)는 아예 보수공사를 못하게 됐고 492개교(193억 원)는 공사비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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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중 역시 화장실 4개층 보수비가 45%(1억8400만 원) 줄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의 민원이 많아 다른 데 쓸 학교 예산을 돌려서라도 고쳐야 할 것 같다”며 “무상급식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절감 계획’에 따라 1000억 원을 절감하는 데 대해 시교육청은 “교부금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지 꼭 무상급식 때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3월 25일자 A14면 참조
서울 무상급식 확대 이후… ‘올 것이 왔다’
45개 교실 창문 교체 사업비 48%(1억2600만 원)가 줄어든 C중은 “무상급식 때문에 예산이 줄었다고 시교육청 관계자가 말했다. 교육감의 시책이 시설보다 먹는 것에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요즘 학생은 좋은 시설에서 공부하길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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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무상급식과 다른 복지비로 본예산을 지난해보다 3006억 원을 늘려 더 이상의 추경은 불가능하다. 노후화한 학교는 점점 늘어나는데 개·보수를 미루면 언젠가는 시설 문제가 교육감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반론보도문 ▼
본보 4월 29일자 A14면 ‘무상급식 예산 자체 충당 가능하다더니 결국…서울교육청, 시설비 135억 또 깎아’ 제목의 기사와 관련, 서울시교육청은 “예산 절감은 정부의 교육재정 절감 방침 등에 따라 매년 추진하는 사항이며, 시설비 135억 원은 기존의 전면 보수로 인한 낭비 사례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절감한 것으로 무상급식 비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