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호 사회부
하지만 취임 6개월이 지난 지금 장 교육감의 개혁은 그가 강조한 ‘변화와 개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그는 최근 모교에 ‘몰아주기 식’ 예산을 편성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물의까지 빚었다.
광주시교육청이 12개 공립고교 교육환경개선 시설비로 올해 처음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은 모두 45억7000여만 원. 예산 가운데 장 교육감의 모교인 광주고에는 기숙사 리모델링비 12억 원을 포함해 17억1833만 원이 배정됐다. 이는 전체 시설 예산액의 37.5%에 이른다.
광고 로드중
이번 예산 편성 사건은 취임 전 그가 했던 행동과도 맞지 않는다. 그는 취임을 3개월 앞두고 자율형 사립고 3개교에 편성된 기숙사 공사비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예산 집행에 부담을 느낀 전임 교육감은 결국 67억 원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표리부동한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장 교육감은 지난달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교조 출신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 교사를 신설된 정책기획담당관(장학관급)으로 임명했고 광주교육혁신추진단에 파견됐던 전교조 출신 인사 4명에게는 주요 업무를 맡겼다. ‘파견교사 전원을 학교로 복귀시킨다’는 취임 전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반면 장 교육감은 지난달 현 교육감 체제에 비판적인 한국교총 산하 광주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평교사로 복귀하도록 조치했다.
말은 누구나 아름답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행동이다. 한 지역을 책임진 교육감의 표리부동한 행동은 변화와 개혁을 이끌기보다는 오히려 상실감만 키울 뿐이다. 나와 내 주변을 뺀 변화와 개혁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광주에서
정승호 사회부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