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공 받아쳐 결승투런 시즌 2호주축 줄부상 KIA 분위기 반전 한방에이스 윤석민은 시즌 첫 승 ‘화답’
최희섭. 스포츠동아DB
이용규, 나지완의 부상공백 극복과 에이스 윤석민의 부활이 걸린 가장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 KIA의 기둥 4번타자 최희섭이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야구는 고도의 멘탈 스포츠로 꼽힌다. 개인기록이 강조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라운드 위의 모든 선수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한다. 타순은 1번부터 9번까지 연결되어 움직여야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결정적인 실책 하나로 투수부터 야수까지 한꺼번에 흔들리기도 한다.
특히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 전체 분위기에 많은 영항을 미친다.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직후 1∼3경기 안에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면 자칫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다.
20일 KIA 선발은 윤석민이었다. 전날 양현종까지 2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되며 KIA는 지난 14경기 동안 국내 투수의 선발승이 단 1승도 없었다.
이날도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이용규, 나지완이 남긴 부상의 그림자가 더 깊이 느껴 질 수밖에 없었다. 윤석민마저 흔들리면 팀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기였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빠르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찌르는 안정적 제구력으로 7회까지 볼넷을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투수전이 이어지던 4회초 KIA 김원섭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이범호가 중견수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다. 최희섭이 타석에 서자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는 김상현을 생각하며 윤성환-채상병 배터리는 2구 연속 볼을 택했다.
○최희섭=어제 경기 결과도 좋지 않았고 최근 팀 분위기도 가라 앉아 있었다. 특히 오늘은 에이스 윤석민이 등판한 날이었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상황에서 먼저 2점을 올리는 홈런을 쳤고 모두 함께 승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오늘 승리가 팀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대구 | 이경호 기자(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