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종각역에 갈 일이 생겨 서둘러 지하철역으로 갔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2010년 7월 1일부터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제도가 바뀌었다. 하지만 홍보 부족 때문인지 바닥에 쓰인 우측통행 표시가 무색할 정도로 통로는 혼잡했다.
퇴근시간 지하철 환승역은 더 심하다. 여러 사람이 환승역의 좁은 통로로 우측이나 좌측 맘대로 통행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측통행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과 계속 마주쳤다. 우측통행을 지키지 않아 어깨를 부딪치거나 가방 또는 옷이 엉키는 불편한 모습을 자주 봤다. 나는 그나마 키가 큰 편이라서 맞은편에서 누가 오는지 알 수 있었으나 노약자나 임신부, 어린이 등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앞에 나보다 키가 큰 외국인이 있었다. 한국에 오랫동안 살았는지 자연스럽게 혼잡한 통로를 이리저리 피해 전진하고 있었다. 그 외국인 눈에는 우리가 ‘문화시민’으로 보였을까? 생각만 해도 부끄럽다.
최안우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