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대구FC 이영진감독의 비밀병기이감독 러브콜로 서울서 대구로 임대혹독한 조련 통해 차세대 킬러 발돋움
김현성. 스포츠동아DB
대구FC 공격수 김현성(22·사진)은 이영진 감독에게 가장 많이 혼나는 선수 중 한명이다. 김현성은 2010년 FC서울에서 대구로 임대됐다. 이 감독은 김현성을 임대기간 동안 잘 썼다가 원 소속 팀으로 보내줄 의무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기량 발전에 대한 책임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이 감독 생각은 다르다. FC서울 코치 시절 지도했던 선수라 애정이 크다. 잘 다듬으면 재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혹독하게 조련 중이다. 최근 몇 차례 꾸짖었던 게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 이 감독은 “현성이가 얼마 전(4월9일 경남 전)에 골을 넣어 하이파이브 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김현성은 “골 넣고 벤치로 가서 감독님 안아 드렸다. 살짝 안아서 미처 느끼지 못하셨나보다. 다음에는 더 깊게 안아드려야겠다”고 웃음 지었다. 김현성도 이 감독의 꾸짖음이 애정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김현성은 동북중·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드래프트 우선지명으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동북고 시절부터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몇 번 훈련했지만 막상 지명을 받으니 큰 자부심이 생겼다. 기량을 인정받아 1군 선수들 훈련에도 참여했다.
이 감독은 “신체 조건도 좋고 가능성이 컸다. 귀네슈(전 FC서울 감독)도 아주 좋게 봤다. 국내 거물 공격수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데 꾸준히 성장하면 대들보가 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봄날은 오래가지 않았다.입단 두 번째 해부터 주로 2군에서 뛰었는데 허벅지 부상이 잦아 3∼4개월 허송세월한 것도 타격이 컸다.
○낯선 땅 대구로
○단짝 이승렬과 선의 경쟁
김현성은 구김살이 없다. 매사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다.
그가 프로에 와서 이를 악물게 된 계기가 있다.김현성은 동갑내기 이승렬(FC서울)과 친하다. 초등학교 때 시 대표로 인연을 맺어 꾸준히 친분을 유지했고,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단짝이 됐다.
현실은 냉정했다. FC서울 시절 이승렬이 1군 경기를 뛰고 올 때 2군 멤버 김현성은 홀로 숙소를 지켰다. 1,2군 스케줄이 달라 만날 기회가 점점 줄었다.낯선 땅 대구에서 그는 이승렬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임대 첫해인 2010년 후반기부터 조커로 나서 10경기를 뛰었고 데뷔 골도 넣었다. 올 시즌은 리그 초반인데도 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 중이다.
○부모님께 집 사드릴 것
초등학교 때 수원에 살던 김현성은 축구지도자 출신 큰아버지 권유로 축구부가 있는 서울 동명초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부모님은 수원에서 서울을 오가며 아들을 뒷바라지 했다. 성인 무대에 와서는 훨씬 더 먼 대구에 둥지를 틀어 늘 죄송하다. 부모님은 아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늘 수원에서 대구를 찾는다.
“축구한지 10년이 넘었다. 부모님께 늘 감사하면서도 표현을 못했다. 이번 기회에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 힘으로 부모님께 번듯한 집 사 드리겠다.”
★김현성?
○생년월일:1989년 9월27일
○신장/체중:186cm, 77kg
○포지션:공격수
○출신학교:동명초-동북중-동북고-건국대
○프로경력:2008년 신인드래프트 FC서울 입단, 2010년 대구FC 임대(통산 15경기 2득점)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