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준비된 ‘지구촌 난민 전문가’도전 꿈꾸는 젊은이들에 용기 줘”
전혜경 유니세프 시니어 어드바이저는 대학 시절부터 국제기구 진출을 준비했다.도움이 필요한 세계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은 그의 또 다른 목표다. 전혜경 씨 제공
그들은 항상 불안하고 무언가에 쫓기듯 살고 있다. 일류라는 대학에 들어와서도 스스로 지닌 잠재능력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도 적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확실한 길이 무엇인지 남들 이야기에 끌리게 되고 남들이 다 가는 안전한 길을 따라나선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크는 법인데 실패를 각오하며 투자할 만한 절실한 목표도 용기도 없는 듯하다. 내가 내 삶을 설계하고 주도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지고’ 있는 모습의 학생이 많다.
전혜경 씨는 그런 의미에서 좀 남달랐다. 지금부터 20년 전이면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이 적을 때였다. 그런데 그는 그때부터 세계에 눈을 돌렸고,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 삶에 대해 더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세계의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생각했다. 졸업 후에 무엇을 할 거냐고 물으면 “지구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조용히 말했다. 많은 학생이 한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포기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현실’로 돌아가곤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학위 과정을 마치고 외교통상부의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프로그램에 합격해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연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정식 직원이 됐다. 몇 년 되지 않아 고등난민판무관의 비서로 발탁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번은 아프리카 난민촌 현장에서 느꼈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지갑 속에 항상 가지고 다니던 자신의 딸 사진을 도저히 꺼내 볼 엄두가 안 났던 참담한 현장의 모습, 그곳에서 돈과 명예를 버리고 자원봉사를 하던 어떤 현지인 의사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 후 유니세프(UNICEF)로 옮겨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데 업무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신뢰가 높다.
그는 항상 여유 있는 너그러운 모습으로 웃으며 대화를 나눈다. 직장에서도 그런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조용히 일하는데도 그의 마음속에 있는 이웃사랑의 열정이 전달되고 그가 키워온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이 자산이 되어 국제기구의 간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윤영관 교수
10년 후 한국은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 세계 속에서 그 위상도 지금보다 훨씬 커져있을 것이다. 10년 후 미래의 세계는 나 자신 속에 더 큰 사회를, 더 나아가 지구촌의 문제까지를 품어 안고 해결해 나가려 준비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현실이 어렵더라도 꿈을 꾸며 그것에 모든 것을 던질 용기 있는 젊은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