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나온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에도 광범위하게 검출되면서 소비자의 불안에 편승한 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없이 '방사능 예방', '방사능 방지 효과'를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판촉을 벌이면서 불안감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서 일본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특히 이날 오는 비가 방사능을 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방사능 방호 효과가 있다는 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다시마뿐만 아니라 애초 다이어트 식품이었던 미역국수,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홍삼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잘 팔렸다는 와인까지 순식간에 '방사능 예방제'로 둔갑했다.
이런 불안 마케팅은 식품에 그치지 않고 마스크, 우산, 비옷과 심지어 문풍지와유모차 비닐 커버, 공기청정기, 음이온 팔찌, 손 세정제까지 방사성 물질 차단 기능이 있다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사나 물기가 있는 곳에서 흔히 쓰는 일반적인 작업용 고무장화도 '방사성 낙진을 피할 수 있다'는 광고 문구와 함께 판매에 나선 곳도 있을 정도다.
이들 용품은 기존에 팔던 제품과 기능면에서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방사능 특수'를 노려 너도나도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장사에 이용하고 있는 것.
회사원 최모씨는 "방사성 물질이 미량이지만 국내에서 검출돼 안 그래도 걱정인데 방사능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보니 더 불안해 진다"며 "아이도 있는데 꼭사야 할 것 같은 충동도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6¤7일 우산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일부에선 '품귀현상'까지 일어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어느정도인지를 방증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6일 우산 매출이 평소 비가 예고된 전날보다 9배 늘었고 7일 점포에 입고된 우산도 비슷한 강우량을 기록했던 지난달 24일보다 7배나 증가했다.
박지영 세븐일레븐 소공점장은 "손님들이 이번 비는 절대 맞으면 안 된다는 말을 서로 나누며 우산을 사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출근 시간대 우산이 동나는 곳도있었다"고 말했다.
옥션 관계자는 "방사능 오염 위험을 최대한 피하자는 소비자의 걱정때문인지 노르웨이산 고등어, 외국산 생수의 판매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