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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에 불탄 가옥이 20만, 전등은 전멸됐지만 불길 때문에 마치 낮과 같았다.” 동일본 대지진 사건으로 일본의 역대 지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동아일보 독자 A 씨. 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동아뉴스라이브러리(newslibrary.naver.com)에서 ‘일본 지진’을 입력했더니 이런 내용의 ‘1923년 9월 4일자’ 동아일보 기사도 검색됐다. 무려 88년 전에 발생한 간토(關東)대지진 상황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재현되는 느낌이었다.
#장면2
근대 한국을 연구하는 대표적 소장학자인 KAIST 전봉관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그는 몇 년 전 일제강점기에 발생한 ‘단두유아(斷頭乳兒·몸통 없이 머리만 발견된 아이의 살인 사건)’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1933년 5, 6월의 동아일보 지면을 한 장 한 장 찾아 읽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전 교수는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7일부터는 인터넷에서 ‘단두유아’란 키워드만 치면 일제강점기 동아일보의 모든 기사가 손쉽게 검색되기 때문이다. 》
동아미디어그룹이 인터넷 포털 NHN과 함께 구축해 네이버를 통해 서비스하는 동아뉴스라이브러리(DNL·Donga News Library)가 가져올 변화의 단면들이다. 동아뉴스라이브러리에는 91년 치 동아일보 지면(43만8370여 쪽, 약 584만 건의 기사)이 모두 담겨 있다. 기사뿐만 아니라 광고 만평 연재소설 등도 포함돼 있다. 다양한 형태의 연관 검색도 가능하다.
○ “역사적 활자에 디지털 생명 불어넣어”
동아미디어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한 NHN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사 광고 만평 소설 등 신문의 구성요소마다 각각의 속성값을 부여해 추출한 개별 문자에 좌표값을 지정하는 독창적인 디지타이징(Digitizing)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콘텐츠 이용자들이 원하는 기사도 쉽게 검색하고 종이 신문을 인터넷에 그대로 펼쳐보듯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6·10 만세운동’ ‘한국전쟁’ ‘광주민주화운동’ 등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당 지면 내용을 곧바로 볼 수 있게 된다. 또 필요한 내용을 스크랩하기도 쉽게 설계돼 있다.
일러스트 서장원기자 yankeey@donga.com
홍은택 네이버 에코TF팀 이사는 “과거의 소중한 기록과 정보를 더 많은 사람이 손쉽게 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신문활용교육(NIE) 등 활용 가능
황용석 건국대 교수(신문방송학)는 “그동안 한글 콘텐츠는 영미권과 비교해 과거 자료의 부족으로 검색에 한계가 많았는데, 동아일보 지면 디지타이징으로 인터넷에서 이용 가능한 자료가 방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