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임근배-문경은-박상오 등 키워
프로농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인 KT 박상오(왼쪽)의 고교 은사인 장덕영 교장.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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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세요. 교장선생님 되신 거 축하드려요.”(박상오)
“상오야, 정말 자랑스럽구나. 자신 있게 더 열심히 해야 된다.”(장덕영 교장)
올 시즌 프로농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KT 박상오(30)는 동부와의 4강전을 앞두고 잠시 짬을 내 서울 관악구 삼성동의 모교 광신정보산업고를 찾았다. 고교 시절 은사였던 장덕영 교감(55)이 새 학기에 교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에 축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장 교장은 “아직 연수를 마치지 않아 직무대행”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유난히 사고도 많이 쳤던 상오가 이렇게 잘돼 대견스럽다”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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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창단한 광신 농구부는 진가일 신현수 안준호 이원우 김현준 등을 배출했으며 장 교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임근배 문경은 등을 길러냈다.
장 교장은 박상오와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봉천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키가 183cm까지 자란 박상오를 농구 선수의 길로 인도한 뒤 광신중 시절부터 애정을 쏟았다. 박상오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뒤에는 식당 일을 하며 어렵게 뒷바라지한 어머니에게 정성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상오가 중앙대 시절 방황 끝에 운동을 포기하고 입대한 뒤 복귀하기까지는 장 교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박상오의 결혼식 주례도 장 교장이 맡았다.
박상오는 정규시즌 MVP로 받은 상금 1000만 원을 후배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며 모교 농구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