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어디십니까? 대신에/어디 사세요? 하는 인사 더 자주 받는다/이 질문의 변화는 심상한 것이 아니다/마음의 평지에 불쑥 돌 솟아오른다/여의도에 삽니다/아하, 좋은 데 사시는군요 (…).’ (‘첫인사’)
마지못해 “아, 예, 전, 전세인데요”라고 답하면 상대는 “전세라도 어딘데요? 여의도잖아요”라는 퉁명스러운 답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어색한 대화가 공감 가는 시 한 편이 됐다. 1983년 등단한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일상의 사물과 상황을 집어내 색다른 상상력의 시어로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