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 4월호 특집
하지만 이처럼 치밀한 범죄자들도 자세히 보면 흔적이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세증거물’ 수사기법은 ‘완전범죄란 없다’는 해묵은 말에 힘을 실어준다. 미세증거물이란 옷의 섬유, 흙, 페인트 흔적, 유리조각, 화장품 가루 등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증거물을 말한다.
미세증거물로 어떻게 범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 범인이 피해자를 한 번 끌어안기만 했어도 옷에는 흔적이 남는다. 용의자가 입었던 옷에서 피해자 옷의 섬유가 나온다면 서로 만난 적이 있다는 얘기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범인도 같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피해자의 옷이나 몸에는 사고 때 마찰이 생기면서 미세하게 녹은 자동차 페인트 흔적이 남는다. 이 페인트를 화학적으로 분석해 자동차 페인트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보면 차종과 연식까지 알아낼 수 있다.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