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지명타자 변신 앞두고 파워 업“몸집 커졌어도 뛸 수 있다” 기동력 살려시범경기 도루 3개…주루플레이 합격
도루왕도 차지한 경험이 있는 LG 박용택이 ‘뛰는 지명타자’를 선언하고 나섰다. 방망이뿐 아니라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발로도 기여하겠다는 희생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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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이 커졌지만 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LG 박용택(32)이 올 시즌 ‘달리는 지명타자’를 선언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명타자 변신을 선언했지만 자신의 장기는 모두 발휘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규정타석에는 미달이지만 0.412(17타수 7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7안타 중 홈런 1개와 2루타 2방 등 장타가 3개나 된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겨울 동안 거포변신을 위한 지독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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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그는 웨이트트레닝에 매달리고, 닥치는 대로 먹는 등 몸집 불리기와 파워증강에 힘을 쏟았다. 그래서인지 트레이드마크였던 날씬한 몸매는 사라지고 한눈에 보기에도 체격이 커졌다. 타구에도 확실히 파워가 붙었다. 주위에서는 “헤라클레스가 됐다”며 그의 변신에 놀라워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장타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루가 3개나 된다. KIA 신종길(5도루)에 이어 시범경기 도루 부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박용택은 이에 대해 “주위에서 몸집이 커지면서 잘 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데, 뛰는 데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달리고 있다”면서 “몸이 커지면 장거리 달리기는 약할지 몰라도 단거리 달리기는 오히려 힘이 있어서인지 더 빨라진 것 같다”며 웃었다.
도루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도 돋보인다. 15일 잠실 KIA전 4회에 우중간 짧은 안타를 친 뒤 상대 수비가 느슨한 틈을 타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려 2루에 안착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단타를 2루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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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타자로 출전하면 수비에서 팀에 이바지할 기회는 분명 줄어든다. 그러나 대신 방망이는 물론 발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장기를 발휘해 차별화된 지명타자로 팀에 공헌하겠다는 박용택이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