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발신지-일련번호 오려진 사본 3통 공개… 교도소 우편물 대장에도 ‘장자연’ 이름없어, 정신장애 전력 전씨 자작극 가능성 수사
또 2003년 11월부터 이달 7일까지 7년여간 전 씨가 교도소에서 외부와 주고받은 2439건의 우편물 수발신대장에서 ‘장자연’ 또는 ‘설화’(전 씨가 장 씨를 부른 별칭) 명의로 된 발신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씨는 그동안 2006년부터 2009년 3월 장 씨가 숨지기까지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경찰은 이와 함께 2006년 전 씨와 같은 수감실에서 생활했던 또 다른 전모 씨에게서 “장 씨 얘기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 출소 후에 장 씨의 편지라며 전 씨가 보내준 편지는 버려서 없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편지봉투 사본과 함께 공개한 신문스크랩은 전 씨가 신문을 A4용지에 오려붙이고 형광펜으로 줄을 그은 것으로 신문이나 A4용지 여백에는 글씨가 쓰여 있다. 주요 내용은 ‘내 동생 자연아 설화야 미안하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등이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장 씨의 친필 추정 편지 원본 24장은 전 씨가 재판부에 제출한 편지사본과 내용이 동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9일 전 씨 수감실에서 압수한 두 상자 분량의 물품은 △친필추정 편지 24장 △편지봉투 20여 장 △신문스크랩 70여 장 △수용자기록부 △접견표 △복사비 납입영수증 70여 장 △편지사본 1000장 등 총 29개 항목에 1200여 점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2월 강도강간 혐의로 처음 구속됐던 전 씨는 2006년 8월부터 지금까지 정신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소할 예정이었으나 교도관을 폭행한 혐의로 징역 1년 3개월이 추가돼 아직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경찰 범죄심리관이나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장애가 있는 전 씨가 망상증적 증상으로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