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오디션이 지닌 치열한 경쟁 이외에도 스승과 제자가 만들어 가는 발전적 관계를 통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MBC 제공
최근 중국 동포들 사이의 최대 화제는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에 등장한 백청강(22)이라는 동포 청년이다.
방송 3개월 만에 그는 한국인들이 쉽게 알아보는 대중스타로 떠올랐고 그 점이 중국 동포들의 억눌린 감정을 자극한 것.
1월 7일 ‘위대한 탄생’ 중국 칭다오 편에 처음 출연한 백청강 씨는 “연변에서 36시간 기차를 타고 어렵게 도착했다”며 “고향 연변의 밤업소에서 노래를 하며 한국에서 가수가 될 꿈을 꿨는데 이번에 기회가 찾아왔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국으로 일 나간 아버지가 보고 싶다”며 “함께 밥을 먹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 많은 재중동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현재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10여 명이 겨루는 최종파이널 무대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이 밖에도 재일교포 권리세(20) 씨와 재미교포 데이비드 오(19) 씨 역시 예비스타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그러나 방송 첫해에 공중파가 지닌 노련미와 서바이벌 형식 오디션 프로그램의 박진감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최고의 문화아이템으로 부상했다. 3월 4일(14회) 전국 시청률이 16.4%(TNmS조사)에 이르렀고 수도권 시청률은 이미 23%에 육박하며 슈퍼스타K를 거의 따라잡은 것.
슈퍼스타K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가수 이문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유사한 오디션 프로에 질려 있던 터라 그냥 기대 없이 보다가… 나중엔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저의 선입견에 미안합니다”라고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위대한 탄생’의 일등공신은 스타가 되기 위해 꿈을 좇는 오디션 참가자들의 신선미이지만 평범한 원석에서 특별함을 뽑아내는 심사위원들의 공도 적지 않다. 매서운 스승을 자임한 이들의 강렬한 독설과 진심 어린 교육법이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것. 문화평론가 최영일은 “슈퍼스타K의 심사단이 단순히 평가에 그쳤다면 ‘위대한 탄생’은 탈락 후보까지 배려하며 인간적 감동을 극대화하며,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있어 ‘진정성’이 중요한 화두임을 재확인시켰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대중가요(케이팝)에 매료된 다수의 외국인이 참가해 한류 확산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을 제고했을 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에 대한 은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다.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오디션의 인기는 대중이 ‘쇼’가 아닌 ‘진정성’을 갈구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