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H 前영사, 鄧남편에게 보낸 e메일에 “鄧 자신도 구속될 수 있다” 언급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근무했던 법무부 출신 H 전 영사가 올 1월 24일 덩신밍 씨의 남편 진모 씨에게 보낸 e메일.
9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H 전 영사가 덩 씨의 남편 진모 씨(37)에게 보낸 e메일에 따르면 H 전 영사는 “오늘 등신명(덩신밍의 한국식 한자 음독) 씨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등신명 씨도 저와 마찬가지로 조사를 받는 등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H 전 영사는 1월경 덩 씨와의 불륜관계 및 이중 비자를 발급해준 의혹을 받아 소속 기관인 법무부에 사표를 냈다. 이 e메일은 진 씨의 e메일에 대한 답신으로 1월 24일 작성됐다. 당시는 사건이 국내에 공개되기 전이고 덩 씨가 중국인이기 때문에 e메일에서 언급한 조사는 중국 당국의 조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등 씨가 내린 결론은 제 사랑을 믿을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것이었다”며 “등 씨 역시 자신이 속한 직장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직장을 그만뒀다. 직장 핑계를 대며 돌아가지 못하는 나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로서는 머리가 멍한 상태”라며 “저는 등신명 씨와의 사랑을 위해, 그녀와의 신의를 위해 직장도, 가족도, 사회적 체면과 세간의 평가, 부모님의 기대까지 다 버렸다”고 말했다.
H 전 영사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에 합격해 법무부 검찰사무직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비서로 근무하는 등 법무부에서도 촉망받던 엘리트 관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