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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예산군 “구제역 침출수 샐 틈 없어요”

입력 | 2011-03-10 03:00:00

①매몰지엔 비닐 대신 고강도 차수막 깔아 ② 침출수 저장하는 저류조, 정화조로 대치
③ 배수로는 아예 덮개 씌워 물 유입 막아




충남 예산군이 조성한 구제역 매몰지의 시공 모습. 이중 비닐 대신 고강도 차수막을 깔아 침출수 유출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예산군 제공

구제역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이 문제가 된 가운데 충남 예산군의 철저한 매몰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제역이 기승을 부리던 1월 초 충남 예산군 광시면 신흥리에서 돼지 매몰 과정에 참여했던 예산군 방역 담당 공무원들은 최승우 군수에게 매몰지 조성 방식 개선을 건의했다. 부실 매몰을 막기 위해 다른 방식으로 매몰 처리를 하겠다는 것. 문제는 새 방식이 기존 환경부 매뉴얼보다 예산이 3배 이상 소요된다는 점. 하지만 최 군수는 “매몰 처리 부실로 인한 환경재앙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예비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개선안은 그달 중순 두 번째 매몰지인 덕산면 복당리에서부터 적용됐다. 우선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해 비닐을 깔도록 한 환경부 매뉴얼 대신 고강도 방수재질(HDPE 차수막)을 사용했다. 김영일 가축방역계장은 “매몰지 구덩이 깊이가 5m인데 소 돼지를 내던지면 비닐이 온전하겠느냐”며 “비닐에 구멍이 나면 그대로 지하수가 오염된다”고 말했다.

침출수를 뽑아 저장하는 저류조(웅덩이)도 기존 매뉴얼은 비닐을 깔도록 했지만 예산군은 아예 정화조로 대치했다. 침출수 처리가 쉬울 뿐 아니라 외부의 물 유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침출수 유출을 빨리 확인하기 위해 모니터용 관정(관측정)도 설치했다.

배수로의 경우 ‘U’자형 관로만 설치하면 되지만 예산군은 간이 덮개를 씌워 외부의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았다. 또 규정에는 없지만 매몰지에 나무를 심어 혐오감을 주지 않도록 했다.

예산군이 이번에 35개 매몰지 공사를 하는 데 쓴 비용은 한 곳당 2400만 원. 환경부 매뉴얼대로 하면 670만 원이면 가능한 공사였다. 최 군수는 “행정안전부와 충남도가 예산군을 구제역 매몰지 우수 사례로 꼽아 전국 지자체에 보급하고 있다”며 “돈과 노력이 조금 들더라도 완벽한 시공으로 환경 대재앙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