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 번번이 원고 퇴짜 美 호킹 씨전자책 눈돌려 1년새 200만달러 벌어
처음부터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말 2권 ‘페이트(Fate)’를 내놓았지만 2주 동안 45부 판매에 그쳤다. 다음 달에 3권 ‘플러터(Flutter)’를 출간했을 때까지만 해도 판매된 책은 몇백 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판매량이 조금씩 늘기 시작하더니, 2010년 한 해 동안 16만4000권이 팔렸다. 올해 1월에는 45만 부가 넘게 판매됐다. 지금까지 그가 쓴 책 9권의 판매량은 90만 부. 그중 99퍼센트 이상이 전자책이었고,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의 책들은 모두 종이책으로도 출간됐다.
그의 책은 대부분 99센트(약 1100원)에서 2.99달러(약 3300원)로 가격대가 낮다. 하지만 2.99달러짜리 책 한 부를 팔 때마다 책 가격의 70%를 인세로 갖고, 99센트짜리는 30%를 가져간다. 호킹 씨는 앞의 인터뷰에서 “나 스스로가 전자책에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합리적인 가격대가 그 정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자신이 책값을 결정한다.
호킹 씨는 셀프출판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갖는 것은 경계했다. 그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대부분의 작가가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지만 모두가 억만장자가 되는 게 아니듯, 셀프출판을 통해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작가가 되는 것은 힘든 일이고 편집, 교열 등 모든 것을 혼자 하려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