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의 자체 청백전이 열린 6일 잠실구장. 6회가 끝나자 그라운드에 더스틴 니퍼트(30·사진)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투수가 들고 있어야 할 글러브나 공이 없었다. 대신 선수들이 신는 스파이크로 인해 울퉁불퉁해진 흙을 고르는 도구가 떡 하니 들려있었다.
그는 이닝이 종료되자 도구를 든 채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라운드로 뛰어나갔고, 얼굴에 미소를 함빡 머금고 열심히 땅을 골랐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새 용병이 그라운드를 정리하자, 이날 구장을 찾은 두산 팬들의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김경문 감독도 니퍼트의 깜짝 행동에 그만 너털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김 감독은 “니퍼트는 인사할 때도 모자를 벗고 90도로 한다. 언제 배웠는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말도 또박또박 한다”며 웃었다.
아무리 좋은 용병이라도 한국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법. 그런 의미에서 니퍼트의 ‘한국리그 정복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순항중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