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
너트 하나 때문에 KTX 탈선사고
안전관리의 선구자로 불리는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중대한 사고의 발생 배경에는 330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도시가스 폭발, 지하철 화재, 대형 교통사고, 원유 유출, 고속철도(KTX) 탈선 등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한 중대사고의 배경에도 크고 작은 수많은 사고가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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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광명역에 진입하던 KTX 열차가 탈선해 큰 사고가 날 뻔했다. 조사 결과 외부 민간업체가 정비한 선로전환기의 너트 하나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아 일어난 사고로 밝혀졌다. 현대사회는 철저한 분업화 사회이며, 특히 고도의 기술집약 분야에서는 분업화와 전문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런 고도사회에서는 어느 한 사람이 맡은 조그마한 일 하나가 잘못되어도 사회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맡은 일을 철저히 마무리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안전불감증이 확산돼 안전상 중요한 일인데도 ‘빨리빨리’ ‘대충대충’ 하는 풍조가 퍼져 있다.
안전불감증이란 사고를 당하고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불안전한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의 어리석은 사고방식을 꼬집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 대부분은 안전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어 ‘안전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안전한가’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국민을 놓고 선진국과 비교해 안전불감증 운운하는 것은 무리한 이야기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안전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절실하다.
안전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안전의식이다. 최고경영자의 안전의식이 높은 회사에서는 산업재해가 일어나지 않는다. 최고책임자가 안전을 독려하는 현장은 안전과 함께 최고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여러 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최고책임자부터 안전의식 솔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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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