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생산량 늘리려면 노조 동의 절실… MK, 기아 출신 ‘노사통’ 이삼웅 낙점
이 신임 사장은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이후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것을 비롯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현대차그룹을 떠났다. 하지만 노무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기아차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이 사장은 기아차에서 가장 큰 공장인 화성공장장을 지내고, 노사 문제를 담당하는 경영지원본부장을 맡는 등 기아차에서 ‘노사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5월 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를 놓고 노사가 갈등을 겪자 사측 협상 창구인 김창현 경영지원본부장을 교체하고 이 사장을 후임으로 발령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단독 대표이사가 된 서 사장이 4개월여 만에 전격 경질되고, 후임에 노무 전문가가 발탁되자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인사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끈 서 사장이 돌연 교체된 데 대해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노조와 이면합의를 한 게 뒤늦게 드러나 2008년 말 기아차 부회장과 사장이 동시에 경질된 것처럼 이번에도 노조 때문에 문제가 된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서 사장이 기아차 사장을 2년 이상 했고, 그 전에는 현대모비스 사장도 1년 정도 했다”며 “할 만큼 해서 물러난 것이지 다른 사유는 없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K5를 생산해 미국 수요에 대응하는 게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지만 노조의 반대로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배로 실어 나르고 있다. 기아차는 이 외에도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등 노사 관계와 관련해 현안이 산적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가 지금 같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 관계가 중요하다는 정 회장의 판단에 따라 기아차 사장 인사가 단행됐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