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350 블루텍-BMW 730d3.0L급 디젤엔진 세단 비교 시승
두 모델은 나온 지 꽤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 개인의 취향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들 디젤 모델은 서로 약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벤츠는 상급 모델과 거의 차이가 없는 외관이 장점이다. 19인치 휠과 폭이 넓은 뒷타이어,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AMG 패키지를 적용해 동급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반면 730d는 휠이 18인치여서 좀 작게 느껴졌고, 뒷타이어 폭도 S350 블루텍에 비해 좁은데다, 배기구는 범퍼 내장형이 아니라 5시리즈처럼 따로 돌출돼 나와 있어서 ‘나 싼 모델이요’라고 광고를 하는 듯했다. 좀 천박하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S350 블루텍은 환경성능 때문이 아니라 뒤 배지만 ‘S500’으로 붙여도 쉽게 구별하기는 힘들어 보이는 점이 소비자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지 않을까 생각된다. 디자인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비싸 보이느냐’에서 S350 블루텍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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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50 블루텍은 258마력으로 730d의 245마력보다 13마력이 높고, 토크 역시 8kg·m 강하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선 거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하는 시간을 정밀장비로 측정한 결과 둘 다 7.2초로 똑같이 나왔다.
다만 두 모델 모두 가속페달을 밟은 뒤 본격적인 가속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약간 시간이 걸리는 터보 디젤엔진의 단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데 운전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고, 간혹 끼어들기를 할 때 박자가 안 맞는 경우는 있었다.
실제 주행 연비는 730d가 제원표에 나온 것처럼 약간 높았다. 일반적인 시내주행에서 730d는 L당 8km 정도를 보인 반면 S350 블루텍은 7∼8km 사이였다. 시속 80km 정속주행 연비에서도 730d는 L당 18km, S350 블루텍은 17km 수준이었다. 블루텍은 ‘애드블루’라는 요소용액을 배기과정에 투입해 질소산화물을 크게 줄여주는 기능이 들어가 있어서인지 배기가스 냄새는 730d보다 적은 듯했다. 다만 2만5000km마다 서비스센터에 가서 애드블루를 주입해주지 않으면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귀찮은 면도 있다.
○ 승차감과 엔진 소음진동은 장군멍군
외부 소음 차단 성능은 730d가 한 발 앞섰다. 문을 닫았을 때 외부와 격리되는 듯한 느낌이 S350 블루텍보다 강했고, 실제 주행에서도 타이어와 외부 소음이 적게 유입돼 고급차를 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반면 S350은 실망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소음차단이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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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과 관련된 승차감은 확실히 730d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벤츠는 핸들링이 그다지 스포티하지 않으면서 노면의 충격을 탑승자에게 전달해 승차감이 아주 고급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반면 730d는 단단한 승차감이면서도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는 편이었고, 벤츠와 마찬가지로 전자식 서스펜션이 들어가 있는데 강도의 조절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이다.
○ 편의·안전장치는 벤츠 승
두 차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액티브크루즈 컨트롤의 존재 여부다. 벤츠는 차선이탈방지 시스템과 앞차와 간격을 자동 조절하는 ‘디스크로닉’ 등으로 구성된 주행보조 패키지가 기본이지만 BMW에는 없다. 다만 S350 블루텍이 730d보다 710만 원 비싸다. 커다란 휠과 추가된 안전장치의 값이라고 볼 수 있다.
비슷할 것 같던 두 차종은 생각보다 다른 점이 많았다. 벤츠는 ‘블루텍’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연비가 더 좋을 것 같았지만 실제론 730d가 연료를 적게 먹었다. 엔진은 S350 블루텍이 매력적이지만 서스펜션이나 방음 성능은 730d가 좋았다. 만약 두 모델의 장점을 합쳐서 새로운 차를 만든다면 ‘대박’이 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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