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사퇴 감격스럽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이집트 식당 ‘이집트 케밥’에 모인 하산 아와드 씨(가운데) 등 이집트인들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자축하며 케밥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음주가 금지돼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2일 오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 거주하는 이집트인들도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거주 중인 이집트인은 총 595명.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이집트 혁명을 지지하는 이집트인’ 모임을 꾸리고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본국의 반(反)정부 시위를 지원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이집트인들은 하나같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들뜬 모습이었다. 이태원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압둘라 무함마드 씨(48)는 “무바라크가 이제 이집트 땅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비록 지금 고국의 역사적 현장에 있진 못하지만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이집트인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전 3시경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소식을 전해 듣고 이집트 친구들과 함께 한남동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모임을 열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타레크 씨(48)는 “11일 밤 인천에 사는 이집트 출신 노동자 200여 명도 한자리에 모여 서로 얼싸안고 밤새 축하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