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적 범행 결정적 증거물 분실… 정부 관리소홀 논란
○ 총알 ‘미스터리’ 풀렸다
1일 외교통상부,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오만 까부스병원에서 이뤄진 석 선장에 대한 1, 2차 수술 때 모두 2개의 총알을 적출했다. 총알은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보관하고 있었으나 귀국 전 현지에서 1개를 잃어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이 교수를 비롯해 의료진은 총알과 함께 옷가지 등 대부분의 소지품을 분실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석 선장 치료 및 이송 문제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오만에 갈 때 가져갔던 짐을 거의 모두 잃어버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만큼 오만 현지 상황이 매우 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아주대병원 측은 “석 선장 몸에서 2개의 총알을 제거했는데 오만 현지에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수거한 총알은 모두 해경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경 관계자가 “해경이 확보한 총알은 3개”라고 정정하면서 의혹이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부 누리꾼은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 등에 “AK소총은 파괴력이 강해 관통상이 대부분인데 몸 속에 총알이나 파편이 박힌 것은 의아하다”며 아군에 의한 권총 피격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총알 개수가 맞지 않는 것은 우리 군이 총알을 빼돌렸기 때문일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에서 확보한 총알은 모두 이 교수가 해경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석 선장 치료를 맡고 있던 이 교수는 총알 분실과 관련해 경위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 갑판장 “총 쏜 해적 똑똑히 봤다”
해경 특공대원 철통 경비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이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사흘째 조사를 받고 있다. 1일 해양경찰특공대원들이 남해지방해양경찰청사 내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어깨에 유탄이 박힌 채 압송된 압둘라 시룸(21)도 수사와 병원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해경은 이 유탄이 석 선장 몸에서 나온 총탄처럼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