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현 라쿠텐 입단 뒷이야기“오래 쉰 선수가 공 위력 대단해” 감탄몸상태도 이상무…등번호 99번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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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32)이 25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계약하자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포츠호치가 26일‘세계의 소방수 김병현이 라쿠텐과 입단에 합의했다’고 전하면서 ‘라쿠텐 비원의 우승을 위해 마지막 퍼즐을 메웠다’며 기대감을 나타낼 정도다.
2007년을 끝으로 사실상 실전무대에 서지 않았던 김병현이다. 그가 라쿠텐에 입단까지의 뒷얘기를 소개한다.
○2차례 입단 테스트, 라쿠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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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한번은 포수를 세워놓고, 한번은 포수를 앉혀놓고 40개 가량의 공을 던졌다. 스피드건은 없었지만 지난해 11월 테스트 때보다 한층 더 공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첫날 피칭 때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김병현은 이튿날 예정된 피칭을 강행하려 했지만 라쿠텐은 “괜찮다”며 만류했고, 결국 10개 정도만 가볍게 던진 뒤 테스트를 끝냈다.
김병현의 라쿠텐 입단을 도운 에이전트는 이동훈(40) 씨다. 이승엽이 지바롯데에서 활약할 때 통역을 맡은 인물.
이 씨에 따르면 라쿠텐 측에서 “공 회전이 좋고 공이 무겁다. 팔로만 던지는 게 아니라 몸을 이용해 피칭한다. 오래 쉰 선수가 이 정도면 제대로 훈련하고 완전히 몸을 만든 뒤 던지면 어느 정도겠는가”라고 호평하면서 합격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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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관문은 메디컬체크. 배영수가 야쿠르트 입단에 합의하고도 여기서 문제가 생겨 계약이 불발됐다. 그러나 “몸에 전혀 이상이 없다. 깨끗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왔다.
그러면서 25일 최종적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다”는 김병현의 뜻에 따라 몸값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계약금을 포함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수준인 최대 40만 달러(4억4700만원)의 조건이었지만 김병현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표정이 밝아졌다.
등번호는 99번으로 정해졌다. 이 씨는 “라쿠텐에서 남은 번호가 64번, 69번, 99번이 있다고 했다. 김병현에게 물었더니 99번을 선택했다. 평소 성격처럼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남은 번호 중 그게 좋겠다’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라쿠텐 유니폼을 입어보고서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이 씨는 “그 동안 개인 운동복만 입고 혼자 훈련을 해오다 오랜 만에 야구 유니폼을 입고 단체훈련을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감정이 복잡했던 것 같다.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웃음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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