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美하리리연정 붕괴시킨후 새 총리후보 내세워 과반확보“테러집단이 집권” 美우려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부를 사실상 장악했다.
레바논 미셸 술레이만 대통령은 25일 헤즈볼라가 지지한 나지브 미카티 씨(55)를 레바논 새 총리로 임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로 중도온건 성향인 미카티 신임 총리는 의회 총리 선출 투표에서 전체 128석 중 과반수인 68석을 확보했다.
미국 하버드대 유학파로 레바논 굴지의 통신회사를 소유하기도 했던 미카티 총리는 자산이 26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에 이른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 당시 총리가 암살됐을 때 4개월간 임시 총리를 맡기도 했다. 미카티 총리는 “모든 정파에 손을 내밀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퇴임한 사드 하리리 전 총리는 “연립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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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미국도 우려를 나타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레바논에 대한 원조를 계속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6년 이후 레바논에 7억2000만 달러의 군사원조를 해왔다.
헤즈볼라는 라피크 하리리 총리 암살 사건을 조사해 온 유엔 레바논 특별재판소가 최근 헤즈볼라 고위간부를 배후로 지목해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12일 소속 각료 11명을 사임하도록 해 연정을 붕괴시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