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200대 등 70건 계약, 최근 수년 새 가장 큰 규모
최근 수년간 중국은 세계 곳곳에서 ‘큰손’의 씀씀이를 유감없이 과시해 왔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이런 큰 씀씀이의 결정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후 주석 방미 이틀째인 19일 중국은 미국 12개 주의 회사 또는 정부기관과 70건의 계약을 맺고 450억 달러(약 50조 원)어치를 수입하기로 했다. 분야는 농업, 통신, 철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다양하다.
우선 중국이 보잉사에서 올해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총 190억 달러 상당의 보잉737, 보잉777 여객기 200대를 수입하기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중국으로부터 ‘대박’을 맞은 보잉사는 자사와 하도급 업체를 포함해 일자리 1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중국 최대의 철도회사인 중국난처(中國南車·CRS)와 전동차량 제조회사 합작 설립 등 철도교통 분야, 청정에너지, 항공 등에서 중국 측과 계약 5건을 체결했다. GE는 이를 통해 약 45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은 이번 패키지로 미국 내 23만5000개의 일자리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측은 이와 별도로 3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전했다.
광고 로드중
중국은 외교 현안이 꼬일 때나 상대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2조8473억 달러(지난해 말 현재 외환보유액)에 이르는 막대한 곳간을 적극 활용했다. 이달 초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는 유럽 3개국 순방에서 약 2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을 맺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방문해 각각 200억 달러, 350억 달러 상당의 계약을 맺었다. 원 총리에 약간 앞서 인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절반에 불과한 100억 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후 주석이 미국에 선사한 선물은 최근 수년 새 중국이 해외서 맺은 계약 중 가장 금액이 크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