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부품업체 작업장 오염 논란… 환경단체 평가 29개사 중 최저점
홍콩의 한 시민이 지난해 6월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자살자가 잇따르는 데 항의하며 애플 매장 앞에서 ‘애플이 피를 부른다’는 뜻의 푯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FT에 따르면 중국 36개 환경단체는 이날 세계 29개 첨단기술 다국적기업이 자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내 업체의 작업장 오염 실태 및 종업원 건강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 애플이 29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것. 애플은 이들 환경단체가 협력업체 작업장의 환경 실태를 물어봤지만 지난해 1년 내내 얼버무리거나 묵살했다고 이 보고서는 적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09년 롄젠(聯建) 과학기술유한회사에서 발생한 근로자 49명의 가스중독 사고. 이 업체는 애플에 모바일 기기용 터치스크린 모듈을 납품하는 대만 윈텍 사의 중국 자회사다. 근로자들은 당시 공장 세척에 쓰이는 세제에서 발생한 가스에 중독돼 입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를 본 근로자들이 미국 애플 본사로 탄원서를 보내고 환경단체들도 시정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애플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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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공공환경문제연구소 마쥔 소장은 “애플은 다른 대기업과는 아주 다른 행태를 보였다. 세계 1위에 안주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애플 대변인 스티브 다울링 씨는 “부품 공급업체를 감사하는 업체를 둘 정도로 애플은 엄격한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FT는 이번 보고서 발간 활동이 “정부의 엄중한 관리를 받으며 활동에도 제약이 많은 중국 비정부기구의 새로운 시도”라며 “환경문제에 대한 중국 사회의 높아진 관심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