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동섭 감독. 스포츠동아 DB.
북한은 항상 ‘은둔과 적막의 국가’라는 어두운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러나 축구만 놓고 볼 때 이같은 선입견은 깨도 좋을 것 같다. 2011 카타르 아시안 컵에서 만난 북한은 분명 열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북한 축구를 접할 기회가 딱 두 번 있었다.
불과 반 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이 달라졌다.
‘북측’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표현 대신, ‘북한’이라 불렀다는 이유로 강한 어조로 발끈해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물론 국내 취재진과 만날 때마다 흠칫 놀라는 태도나 다가서면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은 여전했지만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강성 이미지를 탈피한 조동섭 감독이 인상적이었다.
UAE와의 D조 예선 최종전을 하루 앞둔 18일(한국시간) 도하 아시안 컵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인국(4.25축구단)도 먼저 말을 건네자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풀고 “예, 저희 잘할 수 있습니다. 많이들 성원해 주십시오”라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홍영조(로스토프) 역시 스타디움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면 짧지만 한 마디씩 던지고 지나쳤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작년과 판이했다.
물론 누구보다 안영학(가시마)과 정대세(보훔)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한 축구에 대해 궁금한 점은 이들을 통하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 직간접적으로 접촉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 기자들과도 스스럼없이 농담을 주고받고, 기사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언젠가 북한 축구를 또 접할 시간이 올 것이다. 그 때는 또 얼마나 달라질까.
도하(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